바로가기 메뉴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바로가기
메뉴닫기

관광도우미

보령의 문화

보령의 문화 글의 상세내용
제목 할매고개
구분 민속/전설
내용 할매고개

「여보시오 남의 자식 기르고 덕볼줄 아슈! 천만에 말씀이요」

「흥 새끼는 내새끼야지 똥개도 자기새끼 아닌 것은 버립니다.」

나라일이 어수선 하자 왜적(倭敵)등이 이곳까지 쳐들어왔었다. 섬놈들인 오랑캐들은 마을에 쳐들어오면 물건만 강탈하는게 아니라 우선 사람을 발견하면 무조건하고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었다.

하루는 이웃마 을에 잠깐 들렸다가 왜적들이 마을을 휩쓸고 지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바위틈에 숨어있다가 마을에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마을로 들어가 봤다.
어린아이의 울음따라 한집에 들어갔더니 왜놈의 칼을 맞고 피투성이가 되어 죽은 한 아낙네 옆에서 어린아이가 울고 있었다. 그녀는 어린아이가 불쌍해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다.
남편을 일찍 사별하고 혼자 살기가 적적해서 아이를 얻어다가 그동안 둘을 길렀다. 집에 딸과 아들이 있었으니 이번 줏어온 아이가 계집아이고 해서 두딸에 한 아들을 얻은 셈이다. 혼자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그래도 그녀는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한겨울 새벽에 출출하다고 해서 배추뿌리를 땅속에 파묻었다가 먹이기까지 하였으니 그녀의 정성도 알만했다.
허나 키우는 자식들은 클수록 달라지는 것이였다.

큰딸과 아들은 자기가 보는데서는 자기에게 잘하는척 하였지만 자기가 돌아서면 그만이었다. 막내딸은 항시 자기에게 모든 성의를 다했다가 언니 오빠들로부터 핀잔을 먹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식들에게 차별없이 잘 대했었다.

어느듯 큰딸은 시집갈 나이가 되서 마침 고을에 사는 김참봉네집 둘째아들과 혼사를
치뤘다. 그래도 해줄 것은 해줘야겠다고 해서 혼수를 많이해서 보냈다. 그래 서 큰딸이 들어가는 김참봉댁 마당에는 혼수를 구경하는 아낙네들로 꽉 차였으니 그녀의 마음도 흐뭇했다.
아들은 며느리를 비인 고을에서 얻어왔다. 원래가 집안이 벼슬살이 한 선조는 없었지만 넉넉하게 사는 집 딸로 얻어왔다. 그리고 막내딸은 산넘어 마을 朴씨네로 시집보냈다. 얻어다가 기른 자식들의 혼사를 모두 치뤘으나 그래도 그녀는 열심히 일을 했다. 집에서는 아들과 며느리가 집을 보고 그녀는 논으로 밭으로 일을 하려 다녔다.

「제기랄 아들과 며느리는 두었다가 상전으로 모실라나」

「흥 두고보라구 저양반 죽을땐 객사할거야」

이런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녀는 그런 이야기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럭저럭 자식들 혼사를 치루고 십년이 흘렀다.
그녀는 들에 나가서 일을 할래도 허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안방에서 쉬고 있을라치면 아들이 찾아와선 어째서 일을 하지 않느냐고 눈을 부릅떴고 며느리는 며느리대로 누가 일을 할려고 시집왔느냐고 투 덜댔다. 아들과 며느리의 핀잔을 들을대로 들은 그녀는 큰딸도 보고 싶고 해서 하루는 집을 떠나서 고을로 들어갔다. 눈발이 날리고 몹시 추운 날씨였다.
발이 시리고 귀가 따가와서 고을에 들어서자 덜욱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래서 막상 큰딸네 집앞에 와서 대문을 두들겼더니 하인이 나오고 다음은 큰딸이 나왔다. 큰딸은 대문앞에 나오더니 우뚝 선채로 그녀를 바 라 보았다.

「잘있었니 좀 들어가자구나. 날씨가 춥다.」

이렇게 그녀는 말하였지만 큰딸은 쌀쌀맞게도

「집에 손님이 있어요. 다음에 오세요」

하고 대문을 닫고 들어갔다. 그녀는 추위에 떨다가 번쩍 정신이 들었 다.

「아차 동네 공론이 맞기는 맞구나. 허가 다 그럴라구」

그녀는 그 고을에서 비인(庇仁)고을로 떠났다. 비인고을에 다달았을때는 그 이튿날 이른 새벽이었다.
막내딸네 집으로 들어갈려고 대문을 두들겼더니 사돈이 나와선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어제 막 떠났다 했다. 사돈이 들어오라는 것을 뿌리치고 딸이 보고 싶어서 집을 향했다.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눈보라와 싸우며 고개를 하나 둘씩 넘었다. 그러다가 집이 보이는 마지막 고개를 넘어서다가 그만 빙판에 주루루 미끄러져 서 아래로 떨어졌다. 그녀는 언덕아래로 떨어져서 딸을 크게 불렀다. 사람이 마지막 숨을 걷을 때 소리지르는 고함소리였다.
집에서 자식 잠을 재우던 막내딸이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호롱을 들고 뛰어왔다.

「어머니 이게 웬일이세요. 어머니, 어머니 . . 」

막내딸은 어머니를 붙잡고 울기 시작한다. 그녀는 사라져가는 체온을 의식하면서

「이애야. 너는 어머니를 안버리겠지」

하고 눈을 감는다.

「어머니를 버리다니요. 누가 어머니를 버려요. 우리들은 줏어다 키운 어머니를 누가 버려요.」

막내딸의 울음섞인 이 소리는 듣지도 못한채 그녀는 죽어갔다.

「흥, 새끼는 내 새끼야지, 똥개도 자기새끼 아닌 것은 버립니다.」

이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 것은 막내딸 분이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문전 박대한 큰딸은 삼십이 못되어 급사하고 아들은 며느리와 함께 집에 불이나서 타죽었다 한다.

지금도 (중뜸)에 들리면 (할매고개)라는 고개가 있다. 새마을사업으로 조금은 변했지만 이고개가 성스럽게도 남의 자식을 키우다가 할 일을 다하고 한아들, 딸에게 버림을 받고 죽은 할머니가 죽은 고개라 하여 (할매고개)라고 부른다.

목록

게시판 이전 및 다음 링크
이전
다음
담당부서 :
관광과
담당자 :
김성희
연락처 :
041-930-6564
만족도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top버튼